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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안주삼아 그리움을 빗물에 흘러..............

행복 뚜엣 2008. 7. 6. 14:14

오늘은 랑이와서 어머님 산소 돌아 보고 풀 뽑아놓고 왔다.

올해는 얼마나 풀뽑으로 다녀야 될까. 삼년째인데 .
첫해는 한달에 두번씩 혼자 다녔다 .

 

랑이와 산소 봉분에 나란히 앉아서.
잔 치고 남은 막걸리 혼자 다 마시고 산소 봉분위에 누워 행여 어머님 숨소리가 들릴까.얼굴을 기억해보았다 ........

대구 막걸리가 1회용컵으로 딱 6잔.........

한잔은 산신할아버지 대접. 한잔은 어머님드리고 나머지는 내가......ㅎㅎㅎㅎㅎ
봉분에 올라 갈 자격있는 사람은 아들과 손자밖에 없다고 하지만.

며느리인 난 예외다 .이건 내가 정한거다................

 

어머님 마지막 소원이 고향 땅 가시는 거였다.

그것을 아들이 아닌 나에게 부탁하셨다.....

어느날 병원에서 그게 안 되어서 랑이와 죽음을 앞둔 어머님이 손잡고 울고있었다.....

기가막힌 현실이었다....참   내가 내아들과 저러고 있다고 상상을 해보니.......

땅 한평 남긴거 없이 재산을 큰아들 다 주시고 나니 시숙님이 먼저 못 올곳을 가셨다..
큰집에 못 계시고 내게 계셨다.......난 둘째 며느리.

 

지금 어머님 산소는 내가 내손으로........
여름부터 추운겨울 아랑곳하지 않고 갓바위 매주 토요일 밤이면가서 기도하면서 .
경산 시청가서 산 등고선도와 지적도 몽땅 복사 해다놓고.

내가 지관과 고항땅 산을 몽땅 뒤져서 터를 잡아놓고 .

어머님가시고 다음 날 산주인 할아버지집 문앞에가서 추운겨울에 싹싹빌었다........... 

내가 산에 일을 보고 랑이는 손님치고......상복 한번 입어볼 시간도 없이 산에 살았다 ......

 

오늘도 봉분위에 앉아서 먼 산을 봐라 보면서 지관이 해주던 말 들을 생각해 보았다......

말타는 형국의 명당 .......삼대 적선해야 얻어지는 명당을
나는 내 당대에 삼대 적선하고 얻었다 .......
내 밑으로 자손들을 위해.......

 

터 주시는 할아버지 왈.....  

내 땅의 제일가는 명당.......명당은 임자가 따로 있다.

아무리 내 땅이지만 인연의 임자는 따로있는 법이다.......

새댁아 ?...... 
새댁이 정성이 놀라워서 내땅의 명당 새댁이 준다.......
여기다 어른모시고 자손대대로 복받고 부귀영화 모두 누리고 잘 살아라고 하시면서 주셨다.......

 

등기도 내앞으로 했다. 랑이도 아무도 모른다 ..........
먼 훗날 내 두아들 앞으로 해줄려고 .
명당은 등기만 해놓아도 사업하면 부도가
안 난다고 하는 땅이라고 한다..... .....

 

재산 형님 다주시고 내게는 당신 지친육신만 맞기고도 모자라서 천년 만년집도 나에게.......

절에 가서 백팔배하느니 집에 산부처님 모시고 하루세끼 따듯한 공양올린 샘치고 살던.......

그래도 어머님보고 서방밥은 누워서 먹고.아들밥은 앉아서먹고.사위밥은 서서먹으니까?

어머님 아들밥이니 계시는동안 편히 꼐시다 내손에서 돌아가시라고 했다......

 

오늘같은 날은 새록새록 어머님이 그리워 진다.....
애뜻하다 못해 그리움이 되어서 내가슴에  차곡차곡 내려 앉아.........

그리움이 빗물에 흘러 머나먼 곳으로......
 
다시는 못 돌아오실 길 가시기 직전에 .나 에게 약속해 주신게 있었다........
그리고
당신 소원들어 주어서 한없이 고맙다고 하시던.
그 말씀이 가슴에 서리서리 쌓이는 밤이다......

빗소리 안주삼아서......

오늘같은 날은 혼자 밤이 하얗도록 마셔도 안 취할거같다.......

 

마음이 먼 허공을 한없이 달려간다 .

지난날 어머님과 못다한 것들이....... .............

  2008.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