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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새해받은 선물 ~~~~~~

행복 뚜엣 2010. 1. 14.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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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을 컴이랑 씨름을 했다.

오늘은 어딘가로 휭하니 가고 싶은데

오전에 울공주 쫑알 쫑알 ........

 

" 엄마! 오늘은 약속대로 고운사 절밥 먹으로 가요. "

" ㅋㅋㅋㅋ 알았어 ! 엄마 하던일 마져하고 오후에 가자  "

 

의성 고운사 산에도 길에도 눈이 깔려서 녹지 않은걸 보니 몇일전에 눈이 왔나 보다

고운사 후원 들어서니 법당보살님과 얼굴이 딱 마주 쳤다.

 

" 아이고 이게 누구야 ! ㅎㅎㅎ 대구 보살님 오랜만에 공주도 왔네 "

 그 옆에 안동공양주 보살님이 씩 웃으신다.

" 어서 오이라 . 공주 많이 컷네 ...."

" 보살님 울공주 고운사 절밥 먹고 싶다고 한달째 절밥이야기 인데 오늘 많이 퍼 주세요?"

 

저녁공양을 마치고 저녁예불을 보고

대웅전 기도스님에게 울공주 선물을 받아 왔다.

" 나에게 스님이 인도에서 돌로 깍은 백팔염주, 이건 엄마 것 ?

이 글자는 마음심자 인데 이건 달 이래요 마음에 뜬달이라고 엄마 드리래요 "

 

후원에 보살님 나 줄거라고 보따리 보따리 싸놓으셨다.

과일. 떡국.떡 종류별로. 배추. 저녁에 내가 맛나게 먹던 콩비지 까지~~~~~ 

 

산속의 밤은 유달리 캄캄하다 .

차 시동을 걸려는데 후원보살님이 부르면서 어두운 눈길 언덕길을 내려오신다.

" 보살님 왜요? "

" 이거 가면서 먹어라.말랑말랑 하다.차 조심 운전해서 잘 가거라. 또 오이라.

방학인데 애들 모두 대리고 와서 몇일 있다가 가거라? "

 

찹살콩떡 하나을 건낸다.

사랑에는 종류가 수도 없이 많지만

나이 80십을 바라보는 저분은 오늘도 나에게 주시는 저분 방식의 사랑이다.

 

찹쌀콩떡 받아서 어두운 고운사를 빠져 나오면서 생각해 보면.....

남남으로 만나서, 고운사 인연으로..... 한달 넘게 같이 있기는 했지만 ....

가끔 올때마다 후원보살님 친정 어머니다 바리 바리 한 추렁크다.

봄 여름 가을이면 채소 종류별로, 과일 종류별로, 떡 종류별로,갔다 올때마다 한 추렁크다.

 

오늘저녁 울큰녀석 하는 말이

" 어머니! 고운사에 어머니 삥치러 가시는 거 같아요,ㅎㅎㅎㅎ" 

" 그렇냐 ! ㅎㅎㅎㅎㅎ 나두 그렇게 생각한다........ㅋㅋㅋㅋ"

 

예전에 한번 물었다

" 보살님 올때마다 바리 바리 싸지 마세요. 제가 미안해요."

" ㅎㅎㅎ그래 미안할거 없네. 내가 줄수있으니 주는 걸세 "

" 왜요! 뭐가 이쁘다고 그러셔요 "

 

" 자네 고운사 있을때 그 바쁠때 때 마침 자네가 와 주어서 내가 얼마나 그해 겨울 수훨했나 몰라.

꾀 안 부리고, 몸 안사리고, 바라는것도 없이, 남의 일 봐 주면서

어쩌면 그렇게 내일 같이 알뜰히 봐주던지 그게 참 고마웠네.

요즘 젊은 사람이 누가 그러고 있어. 자네 가끔 보고 싶네. 인연 끊지는 말고.

내 살아있는 동안 고운사에 내가 있는동안. 자네 죽은 내 큰딸 같이 여기고 있으니.

언제고 오고 싶으면  애들 대리고 여기 와 있다 가게나............"

 

오늘 의성고운사 대웅전 기도스님에게 받은 선물입니다.

울방 고운님들에게 드립니다.

 

 

 

 

텅비어 있으면

남에게는 아름답고

나에게는 고요합니다.

 

이 글은 고운사 후원에 있던 글귀입니다.

 

 

 

 

 

출처 : 엔돌핀이 있는마을
글쓴이 : 행복 뚜엣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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