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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말없는 기다림~~~~~~

행복 뚜엣 2009. 12. 24. 18:34
 

한 평생의 세월을 말없이 기다려주며 사랑이란 말 한마디 하지 않은 가슴은......

세월이 몇년 흘렀나 이십년 삼십년~~~~~계산도 안 되네.
 
연말이다 동기회와 각종 모임들이 줄줄.....
한군데 들려 저녁만 먹고 나와서 동기회 참석하겠다는 연락을 낮에 해주었다.
 
약속시간 지나 동기회 장소에 도착.....
어김없이 어두운 길 가로수 밑에 술 한잔하고 나와 담배 피우며 무작정 기다리는 친구.
라이트 불 빛에 저 만치 보이는 그 친구.
" ㅇㅇ아 추운데 나와서 왜 기다려 빨리 타."
쳐다 보면서 씩웃다.
" 차 이쪽으로 주차해. 너 안 와서 벌써 부터 기다렸어 "
" 야! 때 되면 오지 왜 기다려 추운데 나와서 바보 아냐! (나도 속 터지는게 아무리 강추위라도 도로에서 기다린다 항상) "
" ㅎㅎㅎㅎ 그래 바보다 바보라서 맨날 너 온다면 기다린다 눈 빠지게 왜?"
" 참내원~~~ 죽을때 까지 기다려라 바보야 추운데...."
" ㅎㅎㅎ 알았다 죽을때 까지 기달리지 뭐 인자 늙어가는데 "
 
내친구는 고등학교 같은 써클 동기다.그래서 다른 동기들 보다도 더 부담이 없다.
대학을 ROTC로 졸업과 동시에 입대하면서
 
사람이 눈으로 말을 한다는건 이 친구를 두고 하는 말 일것이다.
눈의 시선을 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만큼 앞에 앉아서 말도 안하고 뚫어져라
쳐다 보는데 시간이 많이 흐른거 같아서 시계를 보면 기껏 5분갔다.
" 야! 내가 제대 할때 까지 시집가지 마라? "
" 미쳤냐! 내가 그때 까지 시집도 안 가고 노처녀로 늙고있게 "
 
남자는 자기 갈 길을 찾아 가야 할 말을 다 한다고 한다.
군 제대와 동시에 농협에 취직해서 어느날 연락이 왔다.
팔공산 호텔커피숖에 군3년시간이 지나 마주 앉았다.
 
산속에는 저녁 놀도 빨리 물 든다는건 그때 알았다.
세상에서 저녁놀이 이렇게 아름다운건 그날 이후 아직 보지 못했다.
하늘도 산들도 공기도 커피숖의 전면유리도 안의 실내도 사람의 얼굴도 모든것이 불게 물들어
앞에 놓여 있는 커피잔도 ~~~~~~~~~~~~~~~ 
" ㅇㅇ아 이제부터 나를 좀 사랑해주면 안 되겠니 ? "
" 야! 시동생 벌 이구먼 무슨 사랑.... "
".........................................."
" 야 !언제부터 그렇게 좋아했냐 ?"
" 니가 대학1학년 늦은 봄에 울학교 놀러 온적 있잖어 그때 부터.
울학교 연못의 구름다리 위를 니가 걸어 오는데 햇빛아래 하얀색 옷을 입은 니가 얼마나 눈이 부시던지.......ㅎㅎㅎㅎ
너는 너무너무 눈이 부시는데 비해 그 반면 니 옆에 서 있는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서 말 못했어 ..........
이제 너 먹여 살릴수 있을 것 같아서 ?"
 
그 이후 내친구는 발령지로 갔고 각자 결혼해서 객지를 전전하다.
이제 세월이 흘러 동기회에서 일년에 한번쯤 아니 2년에 한번쯤 얼굴 마주한다.
내가 참석한다는 소식이 있는 날이면 이 친구는 술 한잔 빨리 먹고 나와
길에 서서 언제 올지도 모르는 사람 기다리며 담배만 계속 꿉는다.
안에서 기달려 추운데 왜 나와 있냐고 하면
" 너 빨리 얼굴 볼려구 나와 있다 왜 떫버......ㅎㅎㅎㅎ "
" 그렇냐 "
그때 부터 내친구는 내옆에 붙어 다니면서 공주마마님 모시듯 미안 하리 만큼 챙겨준다.
가끔은 내친구 마눌이 이 꼴을 보면 뭐라고 할까?  라는 생각도.............ㅎㅎㅎ
 
오늘도 오는길에 내친구 집근처 내려주면 내가 안 보일때 까지 길에 서있다. 
차 끌고 집에 오면서 생각해 보면 .............
나는 누군가를 끝없이 마음으로 사랑 주어본 일이 있는가?
 
바라지도 않았건만 내가 원 한것도 아닌데 끝없이 받기만 하는 사랑
다음 생 가면 이것 모두 빚 인데 ..............
언제고 갚아 주어야 할 빚이 것만 ............
 
사랑 말 없이 주어서 내가 받기 힘들고.
세월은 흐르는데 약속도 없이 기다리고 있어서 내가 힘들고.
평생을 일편단심 해바리기 해 주어서 내가 힘들고.
 
사랑 ?
한평생 일편단심 말없이 약속없이 바라보며 기다려주는 해바라기 아니면 사랑이라 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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